살며 생각하며~(생활글)

아들 재환이와 예쁜 정화에게!

둥지방 2015. 3. 7. 18:37

아들 재환이와 예쁜 정화에게!

 

두 집안 가족이 모여 결혼 날짜를 잡고서 두 달이 지나면서도 엄마나 당사자인 너희들의 분주한 움직임에도 먼 훗날처럼 생각했었지만 엊그제 사돈어른의 서신과 예단을 보고서야 너희들의 결혼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느꼈다.

나는 정화를 우리 집 며느리로 맞이한다는 생각보다는 재환이가 사랑하는 정화와 짝을 맺게 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참하고 예쁜 며느리가 생겼다는 것에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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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환아, 정화야,

결혼이란 남녀간의 자연섭리적인 결합일 뿐 아니라 , 서로 다른 풍습과 문화를 가진 한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라 할 수 있겠지. 이 결합을 통해 이 사회의 가장 기본 단위인 가정을 가지자는 약속인 것이고. 가정을 가지자는 그 약속에는 종족보존을 위한 성적인 단순한 결합만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법이지. 다시 말해서 남편과 아내로서, 자식과 동기간으로서, 나아가서는 부모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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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경이 말했던가? 남녀간의 이상적인 사랑이란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관능적인 사랑에 더하여 우애와 믿음이 내포된 형제애적 사랑이 공존할 때라 고, 이처럼 남녀간의 사랑은 자연발생적이며 특히 청춘 남녀에 있어서는 자칫 본능적이고 관능적인 사랑일 수도 있겠지.

연애시절에는 흔히 말하듯이 사랑에 눈이 멀다 보면 서로 간 좋은 면만 보이며 심지어는 상대의 단점까지도 장점으로 보이게 마련이지. 그러나 결혼하고서 살다보면 상대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단점으로 변하기도 하여 그 때문에 행복해야할 결혼생활에 장애요인이 되기도 하고. 또한 집안간의 다른 풍습과, 결혼으로 인한 새로 형성된 수많은 인간관계 등으로 많은 갈등을 겪을 수도 있지. 위의 장애요인과 갈등을 지혜롭게 조화하고 극복할 때 그야말로 화목한 결혼생활이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훌륭한 가정과 가문이 새롭게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부부간의 사랑은 연애시절의 순수했던 감정을 바탕으로 하여 상대의 어려움과 괴로움을 함께 나누고 걱정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감싸주면서 사랑을 부단히 새롭게 만들어낼 때만이 말 그대로 백년해로한다고 할 수 있겠지. 이런 말을 하는 나는 과연 그렇게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후해와 아쉬움이 너무도 많지만 그것 때문에 더욱 얘기해주고 싶구나. 이 시간부터는 부부간의 사랑은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너희 모두 노력해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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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야, 재환아,

이제 너희들은 결혼하면서 독립된 새로운 가정을 이루게 되는데 새로운 한 가정으로서의 문화나 가풍을 형성하는 데는 옛것을 부정하기보다는 전통을 하나하나 새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축적된 지혜를 포용하고 새로운 지식을 바탕으로 한 신세대로서의 개성을 접목시켜보는 것이 바람직하겠지.

그리고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할지라도 바뀔 수 없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 자식, 형제간의 혈연관계인 소위 천륜이라는 것이지. 이에 결혼이란 인륜과 천륜을 연결하는 과정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는 부부간의 인륜에서 부모 자식 또는 형제간의 혈연관계가 만들어지는 천륜의 관계가 되는 것이겠지.

인륜은 끊어질 수 있고 또한 끊어지면 곧바로 타인이 될 수 있으나, 천륜은 결코 끊어질 수 없고 남남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천륜은 인륜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 생각할 때 너희 두 사람간의 인륜을 어찌 가볍게 생각할 수 있을까? 해서 두 사람간의 인연을 더 없이 소중히 생각하며 한평생의 동반자인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때로는 오누이처럼 사랑을 가꾸어 흔한 말로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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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30여년전 아비의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 때 써 준 시(?) 한 편을 전하면서 줄인다. 하늘만큼 땅만큼 행복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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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의 만남은 오늘의 축복으로

오늘의 축복은 내일의 행복으로!

언제나 사랑에 사랑을,

믿음에 믿음을,

웃음에 웃음을 더하길!“

2011. 12. 11, 아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