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도 겸하는 TV 史劇이 되었으면
역사교육도 겸하는 TV 史劇이 되었으면
나는 TV 사극을 즐겨본다. 내가 사극을 즐겨보는 이유는 역사에 대한 흥미를 갖고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지식 외 다른 내용 또는 차이점이 있는 가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그러나 사극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사실(non fiction)과 허구(fiction)에 대한 헷갈림이다. 나는 가족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가족들로부터 사실여부에 대한 상당한 질문을 받고서 당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동일한 사건 또는 사실에 대해서 史觀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나 재구성을 할 수는 있으나 학교에서 배운 것과 다르다면 시청자들은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게다가 흥미를 위해 등장하는 사실과는 관련 없는 가공의 인물마저도 실재의 인물인양 오해를 쌓게 할 수 있다.
물론 사극과 역사와는 별개이다. 그러나 사극은 일반적으로 역사적인 사건이나 인물에 근거를 두고 만든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청자들은 사극과 史實을 상호 착각할 수 있다.
역사지식이 조금은 있다고 자부하는 본인도 헷갈리는 판국에 역사지식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사극의 내용이 곧 바로 ‘역사’로 인식할 수 있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오늘날처럼 TV의 영향력이 큰 시대에 흥미위주의 TV 史劇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역사지식을 갖게 될까 걱정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정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을 한다든지 주요 등장 인물에 대해서는 순간순간 실재 여부를 표시한다면 올바른 역사지식 습득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終劇後에는 촬영이나 제작에 대한 에피소드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인물, 사실, 심지어는 건축물, 의상 등의 소품에 이르기까지 전문가들과 함께 고증을 해본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흥미일변도의 사극이 아니라 역사교육도 겸할 수 있는 사극이 되길 바란다.
* 조선일보 독자란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