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 새겨 보는 우리역사, 우리문화
庚申守夜’
둥지방
2015. 3. 9. 15:24
庚申守夜’
6년만에 입주아파트에 근무한다. 입주기간이 2개월. 입주기간이 길어서 입주세대가 분산되어 업무부담이 적어 좋긴 하지만, 휴무일이 없다는 게 불편하다.
입주기간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불편함을 넘어 생체리듬에 혼란을 가져온다. 우선 날자나 요일개념이 무감각해지는 것 같고, 60일간 휴무일이 없다는 강박관념 탓인지 피로감이 누적되는 느낌이다.
육체인 피로보다는 심적인 피로감이 더 한 것 같다.
60일, 갑자기 ‘庚申守夜’라는 말이 생각난다.
우리 조상들은 60일에 한 번씩 노는 날이 있었다. 육십갑자로 따져 庚申日에 해당되는 그날은 밤새워 놀았는데 이를 ‘庚申守夜’라했다.
道敎에서 유래된 것으로 중국 송나라에서 시작되어 고려시대부터 행해지던 풍습이다.
우리 몸에는 三尸蟲이라는 기생충이 있는데 이놈은 경신일에 사람이 잠든 틈에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를 만나 60일 동안 몸의 주인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낱낱이 고자질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상제는 그 죄질에 따라 벌을 주며 수명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삼시충이 못 빠져나가게 그날은 밤새워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것이다.
조선조 성종임금은 이날만은 신하들과 밤을 지새우며 연회를 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8세기중엽까지 이런 풍습이 있었다.
이제 나도 휴무없이 60일이 지나는데 경신수야는 아닐지라도 좀 쉬어볼꺼나?.
육신의 휴식은 물론이지만 마음도 쉬어야 넓어지고 부드러워지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