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봉사단에 가입하면서
적십자 봉사단에 가입하면서...
어제 적십자 봉사단 기본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내가 과연 봉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사실 협회에서 적십자 봉사단 결성을 한다기에 잘된 일이라 생각하며 적극 동참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면서도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봉사’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다.
‘봉사’, 결코 쉬운 것이 아닐진대 너무도 쉽게 말하곤 한다. 정작 ‘주민에게 친절 봉사’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지만 ‘친절’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지만 ‘봉사’라는 단어에서는 솔직히 회의적이다.
이럼에도 한 차원 더 높은 ‘봉사’를 해야 하는 조직에 덜컥 가입했으니 고민스럽다. 게다가 봉사의 흔적이 마일리지라는 형식으로 수치화되고 그 결과에 따라 포상이라는 명분으로 평가된다니 더욱 고민스럽다.
학창시절(중고등학교의 JRC, 대학교의 RCY, 요즘은 RCY로 통합됨) 적십자단 활동을 하면서 봉사란 학창생활의 책무이자 사회생활의 과정이며 어떠한 보상이 전제되거나 남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위한 ‘봉사’는 올바른 봉사가 아니라고 배웠던지라 마일리지나 그에 따른 포상이 봉사의 순수성을 그르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봉사의 動因을 유발코자 하는 차원에서 봉사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 많이 한 사람 적게 한 사람과는 구별이 되어야함은 마땅하지만 혹여 봉사를 하는 과정에서나 결과로 인한 보상이 아니라 보상을 위한 봉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는 것이 고지식한 탓일까?
그러나 진정 걱정하는 것은 내가 봉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책무라고 여기던 그 시절의 열정이 남아있을까?
내 생활에서 저 멀리 떨어져 있던 그 것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어쩌랴! 이제 발을 들여놓았으니 흉내라도 내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