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소리일지라도 한마디
화장실과 휴지(펌)
둥지방
2015. 3. 11. 04:22
화장실과 휴지
3. 7자 조선일보에 컬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무질서’의 상징이 꼬리물기라면 ‘불결’의 주범은 냄새 고약한 화장실이다.
그동안 화장실협회, 화장실문화시민연대 같은 단체들의 활동 덕으로 우리 화장실 외양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평당 1000만원짜리 호화 화장실까지 등장하는 판이다. 그러나 많은 화장실이 겉은 멀쩡하지만 들어가면 악취가 난다. 용변을 처리한 휴지를 변기에 쓸려 보내지 않고 휴지통에 넣는 잘못된 습관이 원인이다.
인류가 집안에 화장실을 두고 살 수 있게 된 것은 수세식 변기의 강력한 냄새 차단기능 덕분이다. 이런 이점을 놔두고 냄새 나는 휴지를 휴지통에 쌓아놓는 것은 안방에서 재래식변소를 끌어안고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변기가 막힐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화장실용 두루마리 휴지만 제대로 비치하면 그런 염려는 필요 없다.
화장실용 휴지는 제조공정이 미용 화장지나 일반 종이와 달라 물속에 들어가면 60초 안팎에 흐물흐물 풀어지게 돼 있다.
화장실 캠페인은 이 같은 과학적 이해 위에서 기본부터 새로 해야 한다.
질서니 청결이니 하는 이야기는 시시하다고 여겨서인지 좀처럼 공론화가 안 된다. 그러나 우리도 언젠가 ‘선진국 국민’ 소리를 듣고자 한다면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
거창한 담론(談論)만이 한 국가와 사회를 선진국으로 인도하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