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방 2015. 3. 7. 16:54

달맞이 꽃

 

한 여름 뜨거운 태양아래

온몸이 지쳤어도 오로지 

당신만을 보고자

산자락 딛고서 고개 내밀고

긴 긴 하루 숨죽여 기다렸다.


초저녁

잠시 짬 얼굴만 보이더니

매정스레 자취를 감춰버린

당신이 원망스럽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설렘으로 기다렸다.


밤을 지세며

도란도란 사랑을 쌓으며

짧은 여름밤이 무척이나 아쉬워

차마

잡은 손 놓을 수 없었지만,


밤 세워 기다리다 먼동이 틀까봐

조바심 속에

잠시잠깐 만남에

멀어지는 당신의 손길 잡지 못해

되돌리는 기다림은 숙명이었다.

 

2014. 8. 13 한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