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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一熊一虎」의 의미

둥지방 2015. 7. 19. 04:15

삼국유사의 「一熊一虎」의 의미

 

‘어느 날 곰과 호랑이가 환웅에게 ~ 곰은 잘 참아내어 삼칠일만에 여인이 되었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되기를 원하므로~ 곰은 이를 지켜 21일만에 여자로~’

‘그때 곰 한 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에 살았는데~~ 범은 참지 못해 사람이 되지 못하였다.’

우리 나라 초, 중. 고등하교 교과서에 실린 고조선과 관련한 내용이다. 물론 삼국유사의 내용을 번역한 내용이다.

누가 봐도 동물이 사람으로 변하는 허황된 내용인지라 단군은 여자로 변신한 곰의 자손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나아가서는 고조선은 기껏 전설상 신화적인 미개한 국가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하는 내용이다.

1980년대 고도로 발달된 홍산문명이 발굴되면서 고조선이 전설상의 나라가 아니고 그 기원도 반만년 이상임을 중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판에 우리 강단 사학계에서는 아직도 호랑이가 담배피던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스님이 참고한 古記가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신라시대 안함로와 고려시대의 원중돈이가 쓴「三聖紀」 상, 하편에 보면 ‘一熊一虎’외 ‘熊氏女’ ‘熊虎二族’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일웅일호는 동물로서의 곰과 호랑이가 아니라 동물을 수호신으로 믿는 즉 토템사상의 하나로서 곰을 토템으로 하는 웅족, 호랑이를 토템으로 하는 호족으로 분명히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자연과 교감하며 살면서 특정 동물에 대한 경외심에 의해 자신들의 수호신으로 섬기는 토템사상은 세계 인류역사상 보편적인 현상인 것이다.

늑대젖을 먹었다는 로마의 시조 로물루스(Romulus)는 늑대의 토템이며 베를린(Berlin)이라는 도시는 곰(Bear)을 숭배한 부족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토템사상을 미개인이나 야만족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되며 토템을 부정하는 것은 곧 인류문명을 부정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초, 중, 고, 각급 역사교과서의 고조선 건국신화의 ‘일웅일호’는 神話가 아니라 대립 또는 경쟁관계에 있던 웅족과 호족이 환웅 천황이 이끄는 배달족에 융합되거나 흡수 배제되는 과정으로 해설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