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답지 않은 시 한편
앵두
둥지방
2015. 3. 7. 17:24
" 앵 두 "
여름 가는 길목에
앵두가 발갛게 익었다.
어제는 연분홍 모습으로
수줍은 듯 잎새에 몸을 숨기더니
오늘은 나보라는 듯
앙증맞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슬에 세수하며 윤기는 더하고
햇살마저 머금어 더욱 붉은데
싱그럽고 탐스러
무심코 손을 뻗는다.
속살을 가늠케 하는 탱글한 감촉에
손끝이 전율한다.
언뜻
한 여인의 고혹적인 입술이 보인다.
정녕 앵두 같은 입술
그 입술 깨물어,
달고도 새큼한 맛 입안가득 붉게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