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전의 원 샷
1500년전의 원샷 ,三盞一去
벌써 망년회, 송년회 얘기가 나온다.
술좌석에서 반드시 거치는 의식 중 하나가 원샷이다. 그런데 이 원샷이 1500년전 신라인들도 즐겨 했던 것 같다. 그것도 한잔이 아니라 석 잔씩이나.
三盞一去(석잔 단숨에 마시기),경주 안압지에서 발굴된 1500년전의 주사위에 새겨진 글이다.
신라인들이 놀던 주사위는 오늘날의 6면체의 주사위와는 다른 14면체로 된 주사위였다.
이 주사위는 정사각형 면이 6개, 육각형 면이 8개로 총 14면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각 면에 글씨가 새겨져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삼잔일거이다.
술자리를 더욱 흥겹게 하기위해 사용된 이 주사위에 새겨진 글들이 재미있다.
문화인류학자인 김택규 교수는 14면 중 판독 가능한 9면의 내용을 발표하였는 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요즘의 러브 샷이라 할 수 있는 曲臂則盡(곡비즉진: 팔을 굽힌 채 마시기),
‘안경 쓰지 말라’며 술먹기를 재촉하는 兩盞則放(양잔즉방: 술잔이 두 잔이 있어서는 안된다.),
‘소리내지 않고 춤추라’는 禁聲作舞(금성작무),
몇 사람의 코를 때리는 衆人打鼻(중인타비),
짖굿은 장난을 해도 움직일 수 없는 有犯空過,
얼굴을 간질여도 꼼짝 않는 弄面孔過(농면공과),
어느 한 사람을 지명하여 노래하게 하는 任意請歌(임의청가),
노래도하고 술도 마시라는 自唱自飮(자창자음) 등이다.
이를 볼 때 신라 사람들은 그저 술만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술자리에 참석한 한 사람 한 사람 전부가 흥을 돋구고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즐긴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