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묘미를 찾는 짦은 얘기(꽁트)

과속 에피소드

둥지방 2015. 4. 30. 13:27

과 속

 

1980년대 초반이다. 에너지 파동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을 무렵 미국에 연수받던 시절.

어느 주말에 렌트카를 이용해서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한 산한 고속도로에서 얄미울 정도의 광활한 대평원속을 한껏 엑셀레이더를 밟으며 드라브를 즐겼다.

앞서가는 차량들은 내 차에 어김없이 추월 당하였다. 그때마다 ' 녀석들 되게 느리게 달리네. 최소한 100 정도는 달려야지 ' 하며 더욱 기세 좋게 달렸다. 

속도계의 바늘은 100~120사이를 오갔지만 대형차에 고급세단 때문인지 속도감이 별로 없었다. 중간 중간에 표시된 50 limited 라는 팻말에 '여기도 한국처럼 최저속도가 50이상이구먼' 하며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즐겼다.

  얼마쯤 갔을까? 뒤에서 경찰차가 웽웽그리며 뒤 쫓아 오는 것이다. 무슨 사고가 났나 하며 무심코 지나치는데 경찰차는 내 옆을 쏜살같이 지나면서 차를 세우라는 것이다. 나는 웬일인가 하고 차를 급히 정지하였다. 경찰차는 멀찍하니 2-30미터 앞에서 정차하더니만 기분나쁘게도 경찰 중 1명은 차량문을 은폐물로 삼아 권총을 나에게 겨누고, 또다른 덩치 큰 한 명은 권총을 뺄 준비를 한 채 나에게로 다가왔다.

  운전중에 경찰로부터 검문당할 때는 절대로 운전대에서 손을 내리면 안된다(손을 내리면 총기를 찾는 것으로 생각하여 가차없이 사격한다는 것이다.)는 교육을 수차례 받은지라 핸들에 손을 걸친 채 그를 맞이했다.  

녀석은 냄새를 맡으며 음주여부를 조사하고는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다.

내가 '무슨 일이냐?'고 따지자 녀석은'"full speed'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며 나는100키로만 달렸다고 하자 녀석은 '100키로?' 하며 어이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면서 '100마일이상'이라는 것이다. 100마일 이라니 ! 그제서야 아차 싶어 속도계를 보니 거기에는 km/h가 아니라 mile/h가 아닌가?.

에너지파동 때문에 시속 50마일이 제한 속도인데 120마일을 달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미친 짓이라며 마약복용자가 아닌지 등을 묻는 것이다.

 어쨌든 손짓 발짓해가며 겨우 겨우 이해시키긴 했지만, 지금도 시속 180km의 질주를 생각하면 모르고 하긴 했지만 아찔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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