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답지 않은 시 한편

당신은 석류처럼

둥지방 2015. 3. 7. 17:42

당신은 석류처럼

 

당신은 가을과 함께

석류처럼

빨간 설레임을 갖고 왔다.

뭇 여름 그 정열

껍질속에 가두며

가을을 기다렸듯이

아린 세월 남 몰래 품고서

곰 삭여 채운 가슴 안고 왔다.

칼날처럼

새 파란 하늘이 그리워

몸부림 용솟음치며

참지 못해 진주 알 토하듯

살풋이 열린 빨간 입술사이로

세월의 고독을 씹어 뱉더니

다가오는 겨울이 두려웠나보다 .

가을을 보내는 석류처럼

딱딱한 껍질을 둘러쓰고

당신은 멀리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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