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생활글)

'커피문화' '차문화'

둥지방 2017. 9. 17. 00:19

커피문화’ ‘차 문화

 

커피도 일까? 하긴 茶房(요즘은 보기 힘들다. 찻집이라고도 했다.)의 주 메뉴가 커피인 것을 보면 커피도 차의 일종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전통 찻집이라는 새로운 찻집이 생긴걸 보면 서양의 차라고 할 수 있겠다. 허지만 영어에도 coffeetea(중국의 에서 유래된 말이다.)로 구분되어있는 걸보면 커피와 차는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즉 기호음료의 하나로 말이다. 물론 ‘Wake up and smell the coffee!(정신 차리고 상황판단해!)’라는 말이 있는 걸 보면 그들에게는 단순한 기호품이 아니라 일용품인 것 같다만.

해서 커피는 나의 기호음료가 아니기에 그 옛날에도 다방에 가서는 홍차를 즐겨먹다 보니 커피 맛이나 향을 잘 모른다. 어쩌다 커피를 먹는다면 설탕을 두 스푼이상 넣어야 할 정도로 단맛으로 먹는 나로서는 소위 불랙 커피를 무슨 맛으로 먹는지 이해를 못한다. 뿐만 아니라 커피종류도 모른다. 그 옛날 큰 맘 먹고 주문해야했던 모닝커피, 비엔나커피가 다였다. 요즘 들어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에스프레소 이에 더하여 원두커피 등등이 귀에 들어온다만 그 맛이나 향기 등의 특징을 모르다보니 커피전문점에 들려서도 유별나게 커피 아닌 빙수나 코코아를 즐겨 찾았다.

커피가 나의 기호음료로 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어렸을 때부터 커피를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60년대 만해도 설탕조차 배급받을 만치 귀했기에 하물며 미군 PX등 뒷거래로 나온 커피가 웬만한 가정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그나마 귀한 손님접대용으로 장만해두었던 것이 공기가 들어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것을 깨부수며 타 먹다보니 커피보다는 설탕 맛으로 먹었으니 커피의 제 맛을 알 리가 없었다.

60년대 말 산업화가 되면서 자칭 지성인(인테리)들이라는 특정계층의 전유물이던 다방이 신종산업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차 = 커피가 되어버렸고 이어서 가정에도 커피가 필수 기호품으로 자릴 차지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우리 것이 아니라는 설된 자의식에 카페인이 어떻고 하면서 홍차나 녹차 등을 고집하였다.

그러던 내가 시대적 대세에 따라 나도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 다방커피에서 자판기커피, 간편한 믹서커피를 거치면서 이제는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보편적인 것을 먹게 되었다. 처음에는 설탕이나 시럽을 타고 먹다가 어느 날인가 단 것을 절제하겠다는 차원에서 소위 불랙을 먹게 되었다. 처음엔 쓴 한약을 먹는 느낌이었지만 언제부터였는지 그 쓴맛에 길들여져 이제는 단 맛이 오히려 어색하게 되었다. 요즘은 원두커피가 대세라기에 원두커피를 마시지만 아직 커피향이나 맛을 음미할 정도는 아니나 하루 한 잔 정도는 먹는다.

100여년전 손탁이라는 외국여성에 의해 궁중에 소개된 커피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커피는 소위 인테리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그들은 커피를 신문물의 상징으로 생각하면서 전통 차는 구시대의 유산이며 개화하지 못한 사람이 먹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기 비하의식과 개화된 문명인이라는 우월감이 상충하면서 커피를 로 대체시킨 것이었다. 산업화이후 다방, 커피숖, 카페 등의 이름을 거치면서 커피의 대중화가 되더니 이제는 생겼다하면 커피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커피를 어느 나라보다 많이 마시는 필수 음료가 되었다. 이정도면 커피문화라는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고추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지만 고추 없이는 우리 음식문화를 이해 또는 설명할 수 없듯이 커피 역시 외국의 것이지만 커피문화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로 정착되리라고 본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커피가 자생 품이 아니란 것이지만 우리의 토양과 기후에 전혀 맞지 않던 고추를 토착화 시킨 우리 민족이 아닌가, 머지않아 커피도 외래음료에서 토착화된 음료가 되리라고 믿는다.

한편 커피가 대중화 되면서 우리의 는 맥이 끊어지다 시피 하다가 근래에 전통 차로 부활하면서 예법과 격식을 갖추는 茶道를 앞세워 커피문화와는 차별을 두고 있다. 그러나 예법과 격식을 찾는 다도를 너무 강조하면 특수계층의 차 문화로 될까 우려되지만, 이제 커피도 나름의 격식과 예법이 있는 커피 문화가 형성되어야 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차 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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