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진수 팔만대장경
해인사의 팔만대장경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고 불경을 집대성한 것으로 분량이 방대하다는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대장경의 제작과정을 분석해보면 경이로울 정도의 첨단기술과 우리 민족의 역량과 지혜가 함축된 위대한 유산임을 알 수 있다.
우선 그 위용을 보자.
경판의 한 장 두께는 4cm 이를 쌓으면 그 높이가 3200m로 백두산보다 높다.
한 면의 글자가 300자 정도로 전부 합하면 5천만자가 된다. 이를 다 읽자면 한자에 능숙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30년은 걸린다.
그러나 이는 겉보기에 불과하다. ‘목판인쇄술의 극치’,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가 또 있다.
경판에 사용된 나무는 우리나라에 고루 분포된 산벚나무나 돌배나무가 주종이며 이들은 세포크기가 일정해 판각하기 좋은 재질을 갖고 있다. 우리 민족은 재질의 선별과정에서도 탁월한 안목을 가졌던 것이다.
굵기가 40cm정도, 키가 2m정도의 통나무에서 쓸 만한 목판이 6장정도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1만5천개 이상의 통나무가 필요하다. 이를 전국 각지에서 벌채하여 각판장까지 운반하는데 동원된 연 인원은 1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 나무를 뻘에 3년간 묻어둔다. 이는 나무가 갈라지지 않게 하고 결도 삭혀져 판각하기에 더 없이 좋은 목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역시 고려인의 혜안이 아닐 수 없다.
경판의 글자를 새기는 조각칼은 요즘 담금질로도 만들기 힘들 정도의 우수한 조각칼로서 당시 발달된 금속제련기술력을 알 수 있다.
글자를 새기기 앞서 목판에 붙일 필사본 경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때 한사람의 필사가가 하루 1천자 정도 필사할 수 있다하니 연인원 5만명이 동원 된 셈이다.
그런데 필사한 글씨체가 한 사람이 쓴 것처럼 한결같아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다. 필사에 소요된 韓紙는 50만장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지 원료인 닥나무 채취에서 한지를 완성하기까지 연인원 1만명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작업인 판각작업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작업이었다. 숙달공이 하루 새길 수 있는 판각량이 40자정도, 이를 5천만자를 새기자면 125만일이 필요하다.
12년간 작업(대장경 제작이 총 16년이며 그중 4년정도를 준비과정이다.)을 하였다하여도 1일 평균 350명이 판각을 하였다는 것이다.
판각후 에는 나무와의 친화력이 뛰어난 옻칠을 하여 방부, 방충, 방습, 방수의 효과를 극대화 하였고 경판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모퉁이에 쇠붙이를 붙였는데 이 쇠붙이는 고도의 추출 기술이 필요한 순수 구리이다.
필사과정에서나 판각과정에서 철저한 교정작업으로 오탈자는 물론 내용의 정확도가 완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팔만대장경은 세계가 인정하는 완성도를 갖추게 된 것이다.
완성된 경판은 강화도에 옮겼다가 조선 태종때 잠시 서울로 옮겼다가 정종때 해인사로 옮겼다. 이때 고령까지는 수로를 이용하였고 고령에서부터는 육로를 이용하였는데 등짐을 지면 땀 때문에 대장경이 불결해질까봐 머리에 이고 옮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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