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생활글)

[스크랩] 어느 요양원에 있는 글

둥지방 2015. 8. 25. 21:34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꾀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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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요양원에 있는 글    

                       

           

 

어느 요양원에 있는 글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이 가지 않는다 한탄 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 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 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 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여 남매 있음 무엇하리요.

이 한 몸 거할 곳 없더이다.

아들 딸 자식들 유명인사 무엇하리요.

이 한몸 갈 곳 없어 여기까지 흘러 흘러 왔더이다.

 

허리뛰 졸라매고 최고학벌 자랑하며

고생도 보람으로 알고 자식 뒷바라지 했든들 무엇하리요.

작디작은 이 한 몸, 자식 아닌 사람 손에 매인것을...

 

인생 종착역인 이곳까지가 멀고도 험하였으리,

종착역에 벗은 많으나

마음 나눌 곳 없어 외롭더이다.​

 

앞을 못보는 사람

듣지 못하는 사람 속에서 맑은 정신은 더 외롭더이다.

 

치매로 정신을 망각함은

차라리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몸 쇠하고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괴로움만 더한 것을....

 

가는 마당에 야속함도 사랑도 그리움도 추억도,

정신에서 모두 내려놓으니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 할 뿐

모진 비바람 다 지나간

조용히 흐르는 저 호수같은 잔잔한 마음으로

돌아갈 뿐인것을...

 

 

마음이 짠한 글입니다.​

누구에게도 올 수도 있는

21세기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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