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생활글)

염불보다 잿밥이라지만,,

둥지방 2015. 3. 13. 16:09

염불보다 잿밥이라지만

 

 가끔 갓 바위에 오른다.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갓 바위에 가는 목적중 하나가 약사암에서 먹는 1천원짜리 공양이다.

반찬이라곤 시래기 된장국에 된장에 저린 고추 다대기와 짜디짠 무짠지 한 조각뿐이지만 내 입맛에는 천하 별미였다.

때를 잘못 맞추면 이 삼 십분 씩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걸 보니 나만이 그런 것이 아닌가 보다.

그곳에 들리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핑계를 대며 공양부터 하고 부처님을 뵙는 것이 순서였다.

그 별미에 이끌려 엊그제도 약사암에 들렸더니 이 무슨 행운인가?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처님 진신사리를 직접 보지 못했기에 이날만은 공양을 미룬 채 진신사리 친견부터 하였다.

아담한 유리탑에 봉안되어있는 사리는 밑에서 바쳐주는 조명의 탓도 있겠지만 초록색, 붉은 색, 남색의 영롱한 빛을 띠고 있어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웠다.

티벳에서 108과를 모셔 온 것으로 108과중 3과는 밥알정도의 크기였으나 나머지는 모래알 크기였다. 때문에 오색의 반짝이는 모래위에 3개의 보석이 놓여있듯 했다.

사리 그 자체만으로도 신비와 경외감을 갖고 있던 터라 성철스님 등 고승의 사리에 감동을 하던 내가 어찌 부처님 진신사리에 감격하지 않을 수 있을까?

돈이 아까워 고작 천원 이 천원 시주하던 내가 선뜻 만원이라는 돈을 시주하였지만 아까운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날만은 염불보다 잿밥이 아니었으되 밥맛은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