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생활글)

제비는 억울하다!

둥지방 2015. 3. 19. 00:59

제비는 억울하다.

 

곧 제비가 올텐데...

엊그제 신문에 ‘TV 조선앵커 최희준씨의 "‘제비가 여성을 고르는 법"이라는 글에 ‘~~ (제비는)반드시 식사를 해본 뒤에 저극 공략할 여성(먹이 감)을 정한다는 것이었다.~’을 읽으면서 조만간 보게 될 제비의 억울한 심정을 대변해주어야 할 것 같아 한 말씀 올려본다.

 ....

제비는 우리에게 좋은 聯想을 갖게 하는 새이다.

지지배배 봄소식을 전해주는 제비.

흥부에게 보은의 박씨를 안겨주는 제비.

여인의 어여쁜 몸매를 상징하는 물 찬 제비. 이처럼 좋은 이미지를 가진 제비가 언제부터였는지 여자를 후려 등쳐먹는 못된 사내놈의 대명사가 되었으니 아무리 말 못하는 제비라지만 억울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요즘 예전만치 제비가 보이지 않음은 이런 가짜(?)제비들이 설쳐대니 그 꼴이 보기 싫어 숨어 다니는 것은 아닐 런지.

 ....

아무튼 제비의 억울함을 들어보자.

우리말에 무엇을 잘하는 사람을 '~잽이' 라 한다. 이는 장인(匠人)’의 우리말인 쟁이의 속어이다. 칼을 잘 써는 사람을 칼 잽이, 총을 잘 써는 사람을 총 잽이라 하듯이 춤을 잘 추는 사람을 춤 잽이라 했다.

그런데 이 춤 잽이가 서양 춤이 들어오면서 앞 글자는 사라지고 잽이로만 쓰이더니 어느 사이 제비(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제비가 된다.)改名(?)되었다. 그것도 여자의 순정과 돈을 등쳐먹는 악질로 말이다.

요즘은 사모님, 제비 한 마리 키우시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제비의 위상이 좀 달라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억울하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근래엔 꽃제비가 새로 등장하여 억장이 더욱 무너진다.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좋은 것인가 했더니, 유리걸식하며 굶주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를 두고 하는 말이 라니 더욱 억울할 것이다.

 ‘러시아어 코체비예(кочевье 유랑, 유목)나 코체브니크(кочевник 유목자, 방랑자)에서 유래한 것이거늘 봄소식 전하러 저 먼 강남에서 날아온 제비에게 꽃제비의 누명을 씌우다니... ‘

 ‘사모님들! 뺑뺑이 잘 돌리는 물 찬 제비에 현혹되지 마시고 이왕 제비를 키우실 거라면 꽃제비를 거두심이 어떨런지요?... ’

강남갔던 제비님들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박씨 듬뿍 물고 혼저 옵셔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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